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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하지 않았기에 만난 무대, 로잔 2020 유스 동계올림픽 #9

    2020년 로잔 유스 올림픽은 오드리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어.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게 됐고그때만 해도 다시 얼음 위에 설 수 있을지, 스케이트를 계속 탈 수 있을지 정말 막막했거든. 회복 기간 동안 아이도 많이 지쳐 있었고 엄마인 나도 무기력한 날들이 많았어.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재활에 집중하는 아이 보면서 속으로 몇 번이나 울컥했던 기억이 나. 병원 다니고, 재활 훈련하고, 조금씩 다시 얼음 위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기도가 필요했어.

    그렇게 조금씩 스케이트를 다시 타기 시작하고 경기도 했지만 다시 뛰던 점프를 뛰고 경기를 하기까진 시간이 걸렸어 . 그렇게 돌아온 아이스에서 2020 로잔 유스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졌어.

    처음 그 소식 들었을 땐 솔직히 너무 놀라고 감사했어.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본인의 실력으로 인정받아 미국을 대표하게 되었고 그 무대를 위해 다시 집중해서 훈련하게 되었어.

    유스 동계 올림픽은 마치 작은 규모의 동계 올림픽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고 해.

    단순한 경기가 아닌 모든 겨울 스포츠의 다른 종목들이 함께 하고 오프닝 세라모니 클로징 세라모니등 축제 분위기 였다고 해.

    우리 아이가 다시 걸어가기 시작한, 스스로를 믿고 회복해낸 증거 같은 순간이었고 가슴 벅차고 감동 스러웠던 시간이 되었어.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그 경험이 오드리에게도 큰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을 거라 믿어.

    해드 코치 태미와 함께한 유스 동계올림픽의 여정은, 오드리가 해드 코치와 더 깊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의 사명감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어.

    Team USA 입장
    로잔 유스 올림픽 선수촌
    Lausanne 2020 Youth Olympics
    2019 -2020 SP
    2019-2020 FS
  • 함께 걸어온 딸아이의 싱글선수 피겨 여정,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8

    아마 나 혼자 아이 피겨 서포트했으면 진작 포기했을지도 몰라. 다행히 남편이 함께 좋아해 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남편은 한국에서 7년 동안 광고감독으로 일했어. 풀무원 콩나물, 나드리 이노센스, 신원 에벤에셀 같은 광고들 만들던 사람이야. 뉴욕에 영화 공부하러 왔다가 IMF가 터졌고, 뉴욕에서 결혼을 하고 미국에 정착했어. 결혼 3년 만에 큰애가 태어난게 오드리야. 남편은 운동 신경도 좋아서 어릴 때 좋아하던 스피드스케이팅 대신 오드리가 좋아하는 피겨를 전폭적으로 지원, 응원해 줬어.

    새벽 연습 같이 가고, 시간될땐 늘 아이 훈련 지켜봐 주고, 대회 일정엔 본인 스케줄까지 조정하면서 진심으로 함께해 줬어. 작은 로컬 대회도 빠짐없이 챙겼고, 가족 휴가는 거의 대회 겸 가족 여행이 되었지.

    싱글 선수 시절엔 나도 자주 링크 안에 들어가서 연습이랑 레슨을 지켜봤어. 블리처는 진짜 추워서 겨울 파카에 방석은 필수였지. 다른 부모님들도 늘 옆에 있었고.

    오드리가 가장 싱글선수로 오래 훈련했던 콜로라도 월드 아레나는 타주에서 온 선수들도 많았어. 미국 피겨연맹도 자리 잡고 있고, 예전부터 탑 선수들이 모여서 훈련하는 곳이라 홈스테이 하는 스케이터들도 꽤 많았지. 여름방학에 방문했다가 훈련지를 아예 옮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 아무래도 환경에 자극을 많이 받아서들 이었을 거야. 알려진 선수들이 많이 훈련하고 있으면 좋아보이기도 하고.

    미국에선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보스턴, 시카고, 디트로잇에 코칭팀들이 많아. 디트로잇은 아이스댄스 쪽이 강하고, 페어는 콜로라도랑 보스턴, 캘리포니아, 그리고 요즘은 시카고도 어린 팀들이 잘 자라고 있어.

    온아이스 훈련을 보면서 어머님들 마음에 시험 들 때도 많아. 아무리 마음 넓은 부모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어. 별별 상황을 겪다 보면 피겨맘들끼리는 굳이 말 안 해도 통하는 게 있지.

    근데 싱글종목 피겨는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가 되는 스포츠 같아.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가면서 점점 그런 점이 느껴져.

    오드리는 12살때부터 탑 레벨 선수들이랑 같이 훈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미국 대표 선수 부모님들 특히 어머님들은 링크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와도 늘 구석에 혼자 조용히 앉아 계시는 분들이 많았어. 굳이 말 안 섞으려고 하고…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텐데, 오래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자녀가 좀 잘한다고 해서 으쓱할 것도 없고, 괜히 나서서 다른 선수들 부모님과 떠들 필요도 없는 게 이 스포츠 같아. 어릴 땐 그걸 잘 모르고, 괜히 주변 분위기에 휩쓸릴 때도 있지. 그래서 그냥 가끔은 편하게 마음 터놓고 수다 떨 수 있는 스포츠하는 친구 엄마 한 두명만 있어도 정말 큰 위로가 되더라고. 그리고 어떤 곳이든 마음맞는 분들은 한 두명 있더라고.

    그리고 어느 순간, 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돼. 부모가 뭘 해주고 결정하던 시기를 지나, 본인이 본인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시점이 와. 피겨는 선수 생명이 짧은 종목이니까, 부모 역할도 결국은 그 선택을 조용히 지켜보고 존중해주는 걸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Ted Barton과
    고 Frank Carroll (Toyota Sports Center Summer Camp)
    with Michelle Kwan (East West Ice Palace)
    with Scott Hamil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