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코치 밑에서 겪은 현실 이야기: 팀의 변화 # 5

그때 라파엘 코치 팀은 라파엘 부인 베라, 안무나 스케이팅 스킬담당 나디아, 오프아이스 훈련하는 데니스까지 네 명이었어. 오드리가 라파엘 팀을 떠나기 전까지는 이 네 명한테만 레슨을 받았고, 나중에 몇 명이 더 합류하긴 했어.

라파엘은 거의 매일 직접 가르쳤고, 베라랑 나디아는 교대로 수업했어. 오프아이스는 오후에 따로 스케줄이 있어서 그룹 수업도 있고 개인 수업도 있었어.

하루 종일 아이 스케줄에 맞춰서 움직였지. 아침은 늘 건강하게 챙겨 먹였고, 점심은 도시락 싸서 링크로 가져갔어. 쉬는 시간엔 캘리포니아 날씨 즐기면서 스타벅스에 오드리와 앉아서 난 커피 한잔 마시고 오드리는 햇빛을 쐬면서 내가 직접 찍은 레슨 동영상을 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 다시 훈련링크로 돌아왔어.

온아이스 훈련 전에는 최소 세 시간은 몸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해서 항상 시간 맞춰 깨우고 준비시켰어. 정말 하루하루가 훈련 중심이었지.

캘리포니아에 한인 커뮤니티가 커서, 아이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한의원 가서 침 맞고, 피겨 선수한테 좋다는 건 뭐든 다 찾아서 해줬어.

그땐 모든 걸 코칭팀에 믿고 맡겼고, 처음엔 Glacier Falls 같은 로컬 대회에서 2년동안 노비스 , 주니어 부분 1등을 하기도 했지. 근데 랩 점프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고 , 코치들도 그 부분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하는 분위기였어.

그러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일본 유명 여자 선수랑 한국 여자 선수도 라파엘 팀에 들어오고, 보이지 않는 긴장감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어. 거기다 미국 시니어 그 당시 여자 탑 , 남자 탑선수도 있었으니까 더 그랬고.

나는 그런 드라마를 만들수 있는 분위기가 싫었고, 우리 애가 주니어시절 그 사이에서 피해를 볼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지. 실제로 몇 번에 코치의 불공평한 행동을 목격하기도 했고 .

그러다 여름초 콜로라도에서 열린 ‘점프 온 잇’ 캠프에 라파엘이랑 오드리가 같이 초대됐고, 오드리가 라파엘 수업에서 시범을 보이게 됐는데, 거기서 일이 생긴 거야.

점프온잇 캠프에서 있었던 일 :13살 오드리의 당황스러운 순간

오드리가 열한 살쯤이었을 거야. 라파엘 코치에게 옮기기 바로 전 , 미국 피겨연맹이 처음 주최한 *점프온잇 캠프(Jump On It Camp)*에 참가하게 됐지. 미국에서 이름난 코치들이 초청되고, 요즘은 외국 코치들도 가끔 초대를 해.

각 코치들은 본인 선수들을 데리고 와서 직접 점프 시범도 보이고, 참가한 스케이터들에게 피드백도 해줘. 또 강의를 하는 시간도 있었지. 미국 피겨연맹 관계자들, 심판들까지 다 와서 유망주도 발굴하고. 지금 미국 탑 선수들도 거의 다 이 캠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오드리는 이 캠프가 시작된 첫 해부터 참가했어. 처음엔 참가자로, 이후엔 시범을 보여주는 쪽으로 해마다 초대됐지. 싱글 선수만 대상이고 모두가 다 참가할수 있는 캠프는 아니었어. 전 해에 regionals, sectionals 에서 성적이 어느정도 있는 스케이터들을 대상으로 오픈하는 캠프였어 .오드리는 싱글 선수로 꾸준히 첫 해부터 늘 참여했지.

그러던 라파엘과 2년차 되던 해, 오드리가 열세 살이었을 때였지. 라파엘 코치가 점프온잇 캠프에 초청됐고, 당연히 오드리도 같이 가게 됐어. 그때 라파엘이 자기가 맡은 강의 클래스 중간에 갑자기 오드리에게 앞에 나가서 스피치를 하라고 했대.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였는데 말이야.

오드리는 스피치를 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그날 뭐를 말할지 들은 적도 없었어. 수많은 스케이터들과 관계자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갑자기 스피치를 하게 되니 열세 살 아이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캠프가 끝나고 나서 여러 스케이터 부모님들이 내게 연락을 해줬어. 오드리가 너무 안쓰러웠다고. 젊은 코치들도 “그건 아이한테 너무했어요”라며 소식을 전해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이야기 해 왔어.

그날 이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 아무리 실력 있는 코치라도,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어린 선수를 갑자기 사람들 앞에 세우는 건 옳지 않다는 걸.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면, 최소한 오드리에게 사전에 어떤 말이라도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었을까.

콜로라도 스프링스 첫 방문때

오드리는 그저 열심히 훈련해온 어린 스케이터였고, 스폰지처럼 코치가 시키는 대로 다 받아들이며 훈련하던 아이였어. 그래서 그런 코치의 행동이 더 깊은 상처로 남았던 거지.

라파엘 코치는 오드리를 주니어 선수로 아끼긴 했고, 항상 시니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게 해줬지만, 외국 선수들이 들어오고 이런 일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라파엘 팀을 떠날 때’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남편이 직접 캘리포니아로 가서 라파엘 코치를 만나, 우리가 팀을 떠나겠다고 예의를 갖춰 정중히 통보했지.

Jump on it Camp / Group 별 사진
위부터 : 탐 자크라섹, 고 프랭크 캐롤, 라파엘 아루트니안, 피터 요한슨, 태미 갬빌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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